칼럼

양육비를 주지 않는 상대방, 판결 이후의 강제 수단 2026-10-23

 

양육비를 주지 않는 상대방, 판결 이후의 강제 수단


 

 

1. 양육비 판결과 실제 지급의 차이, 집행권원이 있다는 것의 의미

이혼하면서 양육비를 정하였는데 상대방이 주지 않는 경우, 문제는 양육비를 얼마로 정하였는지가 아니라 정해진 양육비를 어떻게 받아 내는지로 옮겨 갑니다. 판결이나 조정으로 매월 얼마를 지급하라고 정해졌다는 것은 양육비를 받을 권리가 확정되었다는 뜻이지, 그 돈이 저절로 들어온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는 법원이 정한 것이니 상대방이 지키지 않으면 법원이 알아서 받아 줄 것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물론 법원이 정한 의무를 어기는 것이 아무 일도 아닌 것은 아니지만, 사실 받아 내는 절차는 받을 사람이 신청하여야 시작됩니다.

여기에서 먼저 알아 두어야 할 개념이 '집행권원'입니다. 판결, 심판, 조정조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협의이혼 때 작성한 양육비부담조서는 모두 그 자체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문서이고, 이것을 집행권원이라고 합니다. 양육비를 정한 문서가 있다는 것은 상대방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양육비는 매월 되풀이되는 정기금이고 자녀의 생활에 바로 쓰이는 돈이어서, 가사소송법은 일반 민사채권의 강제집행 외에 양육비에 특유한 수단을 여러 층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첫 번째 층은 무엇일까요?

 

2. 급여에서 바로 받는 방법, 양육비 직접지급명령

상대방이 급여를 받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검토할 것이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입니다. 가사소송법 제63조의2 제1항은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정기금 양육비 채권에 관한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가정법원이 그 채무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소득세원천징수의무자, 즉 직장에 대하여 급여에서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공제하여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거치지 않고 직장에서 바로 받는 구조입니다.

이 명령의 힘은 같은 조 제2항에 있습니다.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압류명령과 전부명령을 동시에 명한 것과 같은 효력이 있고, 더구나 아직 기한이 되지 않은 양육비 채권에 대하여도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민사의 강제집행에서는 이미 지급기가 도래한 채권만을 집행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어서 매월 밀릴 때마다 다시 집행하여야 하지만, 직접지급명령은 앞으로 올 양육비까지 한 번에 묶어 급여에서 계속 공제되도록 합니다. 다만 제6항은 상대방의 직장 변경 같은 주된 소득원의 변경 사유가 생기면 직장이 가정법원에 통지하도록 하고 있고, 제3항은 명령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있으면 채권자의 신청으로 명령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 수단은 급여라는 소득원이 있고 유지되는 동안 작동하는 수단입니다. 그렇다면 급여가 없거나 직장을 옮겨 다니는 상대방에게는 무엇이 있을까요?

 

3. 담보제공명령과 일시금 지급명령, 정기금 이행의 확보

가사소송법 제63조의3은 급여에 기대지 않는 수단을 두고 있습니다. 제1항은 가정법원이 양육비를 정기금으로 지급하게 하는 경우에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양육비채무자에게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고 하고, 제2항은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는 경우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담보 제공을 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양육비를 정할 때부터 담보를 걸어 둘 수도 있고, 정한 뒤에 밀리기 시작하면 그때 담보를 요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담보 제공 명령의 진짜 무게는 제4항에 있습니다. 채무자가 담보를 제공하여야 할 기간 안에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가정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양육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매월 받기로 한 양육비가 밀리고 담보도 내놓지 않는 상대방에게는, 앞으로의 양육비를 한꺼번에 지급하라는 명령으로 바꾸어 그 전액을 집행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정기금이라는 구조 자체가 상대방에게 매월 이행을 미룰 여지를 주는 것이라면, 일시금 지급명령 앞에서는 그 여지가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명령마저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4. 이행명령과 과태료와 감치, 가정법원의 이행 촉구

가사소송법 제64조 제1항은 판결, 심판, 조정조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또는 양육비부담조서에 의하여 금전의 지급 등 재산상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는 경우,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의무를 이행할 것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이것이 '이행명령'입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가정법원은 이 명령을 하기 전에 당사자를 심문하고 이행을 권고하며 제재를 고지하는데, 그 제재가 제67조와 제68조입니다. 제67조 제1항은 이행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위반하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하고, 제68조 제1항은 금전의 정기적 지급을 명령받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3기 이상 이행하지 않거나 일시금 지급명령을 받은 사람이 30일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30일의 범위에서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감치를 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행명령의 성격은 대법원 2026. 8. 24.자 2026으552 결정이 정리하였습니다. 이 결정은 이행명령이 과태료나 감치 같은 제재를 통하여 판결 등으로 확정된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는 이행확보제도이고, 권리의 존부를 확정한 법원 자신이 이행을 촉구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이미 확정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의 일부라는 점에서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과 다르지 않으며, 따라서 이행명령으로 확정된 의무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창설할 수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행명령은 양육비를 다시 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양육비를 내게 만드는 절차이고, 그 압박의 수단이 돈이 아니라 과태료와 신체의 구금이라는 점에서 일반 강제집행과 다릅니다. 재산이 없어서 집행할 것이 없는 상대방에게도 작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감치까지 받고도 내지 않는 사람에게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요?

 

5. 양육비이행법의 제재와 형사처벌, 운전면허 정지와 출국금지와 명단공개

가사소송법 밖에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그다음 층을 맡고 있습니다. 이 법 제21조의3은 일시금 지급명령이나 이행명령을 받고도 양육비를 이행하지 않는 채무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에 대하여 성평등가족부장관이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지방경찰청장에게 운전면허의 효력 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다만 그 면허가 직접적인 생계유지 수단이어서 정지하면 생계가 곤란할 경우는 제외하고 있습니다. 제21조의4는 같은 요건에서 법무부장관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제21조의5는 양육비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채무자의 성명, 나이, 직업, 주소 또는 근무지, 불이행 기간과 채무액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되 10일 이상의 소명 기회를 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셋은 돈을 직접 받아 내는 수단이 아니라, 받아 낼 수 있는 재산이 없더라도 상대방의 일상에 비용을 지우는 수단입니다.

마지막 층은 형사처벌입니다. 같은 법 제27조 제2항 제2호는 가사소송법 제68조에 따른 감치명령 결정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그 결정을 받은 날부터 1년 안에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다만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양육비 불이행은 감치를 거친 뒤에는 민사의 영역을 넘어 범죄가 되고, 그 처벌 여부에 양육비채권자의 의사가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양육비를 받아 내는 수단은 급여에서 바로 받는 직접지급명령, 담보와 일시금으로 바꾸는 명령, 과태료와 감치로 압박하는 이행명령, 운전면허 정지와 출국금지와 명단공개, 그리고 형사처벌로 층을 이루고 있고,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상대방에게 지워지는 부담이 커집니다. 어느 층에서 시작할지는 상대방에게 급여가 있는지, 집행할 재산이 있는지, 얼마나 밀렸는지에 따라 달라지고, 그 선택은 판결을 받은 뒤 받을 사람이 하여야 합니다. 판결은 권리를 확정할 뿐이고, 그 권리를 돈으로 바꾸는 것은 그다음의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양육비 판결이나 조정을 받았는데 상대방이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밀린 기간이 더 길어지기 전에 어느 수단부터 쓸지 변호사와 상세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