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혼소송 전 아이를 데리고 나오면 양육권에 유리할까? 2026-09-16

 

이혼소송 전 아이를 데리고 나오면 양육권에 유리할까?


 

 

1. 양육자 지정의 기준, 부모의 사정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

이혼을 결심한 분들 중 자녀를 두고 계신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은 아이를 누가 키우게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곧 하나의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오면 양육권을 정하는 데에 유리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는 데리고 있는 쪽이 이긴다고 들으셨을 것이고, 그래서 먼저 데리고 나오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물론 그 생각에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 근거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양육자를 정하는 기준부터 보아야 합니다. 민법 제837조는 이혼 시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부모의 협의로 정하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자녀의 의사와 나이, 부모의 재산상황,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하여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2. 6. 9. 자 2022스539 결정은 이를 구체화하여, 법원이 양육자를 정할 때에는 미성년 자녀의 성별과 연령,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 부와 모가 제공하려는 양육방식의 내용과 합리성, 부모와 자녀 사이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미성년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기준에서 눈여겨볼 것은 '누가 데리고 있느냐'가 그 자체로는 목록에 없다는 점입니다. 기준은 시종 자녀의 복리이고, 부모의 어느 쪽이 먼저 움직였는지는 자녀의 복리에 영향을 미치는 한도에서만 의미를 갖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정은 어디에서 어떻게 고려되는 것일까요?

 

2. 현재의 양육 상태가 고려되는 이유와 그 한계

위 2022스539 결정은 이어서, 별거 이후 재판상 이혼에 이르기까지 상당 기간 부모의 일방이 미성년 자녀, 특히 유아를 평온하게 양육하여 온 경우에는 그 현재의 양육 상태를 변경하여 상대방을 양육자로 지정하는 것이 정당화되려면, 현재의 양육 상태가 자녀의 건전한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가 되며 상대방을 양육자로 지정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명백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데리고 있는 쪽이 유리하다는 말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 법리의 이유를 보면 그것이 먼저 데려간 사람에게 주는 상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같은 결정은 유아가 양육자 변경 과정에서 겪게 될 환경 변화의 정신적 충격과 혼란, 그리고 양육자를 바꾸더라도 자녀의 인도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는지를 들어 현상 변경에 신중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현재의 양육 상태가 존중되는 것은 아이가 이미 적응한 생활을 다시 흔드는 것이 아이에게 해롭기 때문이지, 데리고 있는 부모가 무엇을 잘하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법리에는 '상당 기간'과 '평온하게'라는 두 요건이 붙어 있습니다.

바로 이 두 요건이 한계입니다. 소송 직전에 아이를 데리고 나온 것은 상당 기간의 양육이 아니고,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갑자기 아이의 생활을 바꾼 것은 평온한 양육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재의 양육 상태를 존중하는 법리는 안정된 양육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안정을 스스로 깨뜨리는 방식으로 만든 양육 상태에 같은 보호가 주어진다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방적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온 행위는 어떻게 평가될까요?

 

3. 일방적인 분리의 위험, 상대방의 동의 없는 이동이 평가되는 방식

먼저 양육자 지정의 관점에서 보면, 아이를 데리고 나온 행위는 위 결정이 든 고려 요소들에 비추어 평가됩니다. 부모 일방이 자녀를 다른 부모로부터 갑자기 떼어 놓았다면, 그것은 아이의 정서와 생활의 연속성이라는 면에서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는 양육방식인지가 문제되고, 부모 사이의 조화 가능성이라는 요소에서도 불리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데리고 나온 뒤에 상대방과 아이의 만남까지 막았다면 그 점은 더욱 그렇습니다. 결국 데리고 나온 사실 자체보다 그 방법과 그 이후의 태도가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형사의 관점이 있습니다.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9도16421 판결은 부모가 이혼하였거나 별거하는 상황에서 미성년 자녀를 부모의 일방이 평온하게 보호·양육하고 있는데 상대방 부모가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하여 그 보호·양육 상태를 깨뜨리고 자녀를 자기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성년자약취죄가 성립한다고 하였습니다. 부부가 함께 살던 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과 이미 별거 중인 상대방이 평온하게 키우고 있는 아이를 실력으로 데려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여서, 앞의 경우가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뒤의 경우에는 양육권에 유리하기는커녕 형사책임의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이 유리한가 하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이미 나와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고 그 상태가 아이에게 좋다면 그 사실은 존중받지만, 그 상태를 만들기 위하여 아이의 생활을 흔들고 상대방을 배제하는 방식을 택하였다면 그 방식 자체가 불리한 사정이 됩니다. 그렇다면 소송을 앞두고 양육에 관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4. 소송 전에 할 수 있는 것, 임시 양육자 지정과 사전처분

법이 마련해 둔 길은 일방적 행동이 아니라 법원의 결정입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은 가사사건의 소 제기나 조정 신청이 있는 경우 가정법원이 사건 해결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관계인의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 등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전처분이고, 이혼소송이나 조정을 제기하면서 임시 양육자의 지정, 양육비의 지급, 면접교섭에 관한 결정을 본안 판결 전에 받을 수 있는 근거입니다. 위 2022스539 결정도 양육자 지정의 법리가 사전처분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하면서, 양육에 관한 현상을 변경하는 사전처분은 자녀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사전처분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같은 조 제5항은 사전처분이 집행력을 갖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서, 상대방이 임시 양육자 지정에 따르지 않을 때 이를 강제로 집행할 수는 없고 같은 법 제67조에 따른 제재로 이행을 압박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사전처분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법원의 판단을 거쳐 만들어진 양육 상태여서 이후 본안에서 존중되는 '평온한 양육'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만든 기정사실과 법원이 인정한 양육 상태는 같은 현상이라도 그 무게가 다릅니다.

결국 양육권에 유리한 것은 아이를 먼저 데리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생활을 흔들지 않으면서 자신이 양육자로 적합하다는 사정을 갖추고, 그 사정을 사전처분과 본안에서 법원에 보이는 것입니다. 데리고 나오는 것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아이를 위한 것이어야 하고,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이혼을 앞두고 자녀를 데리고 나올지, 임시 양육자 지정을 신청할지 고민하고 계신 상황이라면, 행동에 옮기기 전에 변호사와 상세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