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간녀소송의 목적, 왜 소송을 해야 하는가? 2026-02-24

상간녀소송의 목적, 왜 소송을 해야 하는가?

 


 

1. 이혼을 하지 않고도 가능한 상간녀소송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인지하게 되었을 때, 그 충격적인 심경은 직접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결혼이란 기본적으로 신뢰관계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그 신뢰관계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부정행위란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에 충분한 일생일대의 사건일 것입니다. 이혼 가사사건을 수행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원인에서 발생하는 분쟁 사례들을 다루지만, 부정행위만큼 감정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사안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일이 나에게 닥치고 나면, 이전까지 막연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만약 배우자가 외도를 저지르게 된다면 당연히 이혼을 할 것이라 생각해왔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막상 이 일이 현실로 닥치게 되었을 때에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과연 배우자를 다시 믿어도 될지, 이혼이라는 현실 속에서 자녀들이 어떻게 자라나게 될지, 가족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볼지 등 다양한 고민이 싹트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목도한 상황에서 이혼을 하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피해자’가 된 입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무기력감과 이에서 기인하는 분노에 잠식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 부정행위를 목도한 상황에서의 분노가 배우자보다는 그 상간자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모든 ‘부정행위’가 반드시 상간자의 존재를 전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자가 유부남인 것을 알고도 만난 상간녀가 있다면, 내 결혼생활을 송두리째 뒤흔든, 더 나아가서는 심지어 파탄으로 몰고 간 사람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인지하였다면, 당연히 재판상 이혼청구권이 발생하므로 이혼소송이 가능합니다.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고 혼인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이혼을 하지 않더라도 상간녀에 대해서만 상간녀소송을 제기하여 책임을 묻는 것도 가능한데, 실무상 체감하기로는 이러한 경우가 더 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혼소송이 주는 심리적 무게감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 상간녀소송의 개념과 특징

 

상간녀소송이란,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대방인 상간녀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의 손해배상금은 구체적인 재산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이 아니라, 내가 받게 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금이므로 ‘위자료’라고 합니다.

 

상간녀소송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간녀에게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이므로 당연히 이혼을 한 이후에도 가능하지만(재판상 이혼 뿐만 아니라 협의이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혼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불법행위가 존재하였고 그로 인한 권리 침해가 있었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으므로 역시 상간녀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간녀에게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앞서 설명 드린 바와 같습니다.

 

 이 소송의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 법률적인 설명은 ‘상대방의 불법행위로 인해 야기된 나의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 배상 받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법적으로는 완벽한 설명이지만, 실제로는 조금 부연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 상간소송은 단순히 나에게 발생한 손해를 돈으로 메꾸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그 이면의 목적이 중요한 소송이기 때문입니다.

 


 

3. 상간소송의 법률적 성질, 위자료의 한계

 

이미 간통죄는 폐지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부정행위는 배우자 있는 자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구체적인 손해를 발생시키는 불법행위라고 할 수 있고, 민법상 이러한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금전으로 이를 배상하여야 할 책임을 지기 때문에 상간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 손해배상금은 쉬운 수학적 계산에 의하여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심 법원에서 재판을 거쳐 판결로 결정하여야 하는 다소 추상적인 손해배상금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서 최대한의 위자료를 인정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막상 상간소송이 시작되게 되면, 원고와 피고는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송대리를 통해 원고는 최대한의 위자료 액수를 인정받기 위하여 주장과 입증을 다하고, 반대로 피고는 최대한의 감액을 받기 위하여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자료의 액수는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인정될 수는 없고, 객관적인 사안의 내용과 증거, 최근의 판례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어서 비슷한 사안처럼 보이더라도 저마다 판결의 금액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이든,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해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원고의 입장에서는 이 손해배상금이 충분하지 않게 여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생을 믿고 살아갈 줄 알았던 배우자의 배신이라는 충격이, 심지어 그로 인해 가정이 풍비박산이 나는 상황이 야기될 수도 있는데, 단지 2~3천만원의 금액으로 충분히 위로를 받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상간소송은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인 것일까요? 그 정도의 위자료로 더 이상 법률적 공방을 벌일 수 없이 사건이 마무리된다는 사실이 상간녀에게 마치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여겨져서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간소송의 목적은 위자료를 받아 금전적 만족을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모든 손해배상청구소송의 본질적 목적은 손해의 전보에 있으나, 상간소송은 간통죄 폐지 이후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목도한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선택지로서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손해전보의 목적이 전부가 아닙니다.

 


 

4. 상간녀소송을 제기하는 이면의 이유 몇 가지

 

상간녀에게 돈을 받아내서 나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 외에, 상간소송에 어떠한 목적이 있는지 의아하게 여기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이라는 딱딱한 법률적 개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설령 양측 가정에서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상간 맞소송까지 진행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 하더라도 각자 맞소송까지 감수하고 진행하지, 양측 다 소송을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첫째로,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황에서 이혼을 하지 않는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현 시점에서는 명확한 행동을 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배우자에 대한 이혼소송을 제기한다면 상간녀소송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혼을 하지 않는다면 상간소송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이혼도 하지 않고, 남편의 만류 등으로 인해 상간녀소송도 제기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난 뒤 객관적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는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눈치를 보며 상간소송을 주저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꽤 계신데, 저희는 절대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조언 드리고 있습니다.

 

둘째로, 배우자의 태도가 아직 모호한 경우에 진짜 태도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배우자가 적반하장식으로 이혼을 종용하며 공격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부정행위 상황에 대해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간혹 그러면서도 상간녀에 대한 소송은 만류하거나, 소송을 위한 증거 수집 등에 있어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일 상간녀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데, 혹은 제기하였는데 내가 아닌 상간녀를 감싸고 돈다면, 이 경우에는 추후 혼인관계 회복 가능성에 대하여 진지하게 재고해보셔야 합니다.

 

셋째로, 이 부정행위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정리와 낙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역시 이혼소송을 하게 된다면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일지 모르나, 이혼을 하지 않고 용서하고 넘어간다면 추후 이 상황을 확실하게 정리해두기가 어렵습니다. 반면에 상간녀소송을 통해 판결을 받게 된다면, 여기서는 상황을 일단락하고 배우자와 관계 회복을 시도해본다 하더라도 최소한 배우자와 상간녀 간의 부정행위에 대한 공신력 있는 자료를 문서화하기 위해서는 상간녀소송을 제기하여야 합니다. 판결을 통해서 현 시점에서 부정행위의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짚어두고 상황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기 이유들은, 상간녀에게 위자료를 받아내는 1차적인 목적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한 배상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 법률의 한계라 하더라도, 상간소송을 절대로 건너뛰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아직도 상간녀소송 제기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위 내용을 기반으로 깊게 고민해보시고 객관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