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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간소송과 구상권, 구상금 청구의 법률적 근거에 대해서
1. 불법행위와 손해배상책임의 법적 근거
우리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한 행위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불법행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불법행위의 대가가 무엇인지 적시하고 있습니다. 풀어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불법행위란 고의 뿐만 아니라 과실이라 하더라도 법률적으로 ‘위법하게’ 평가될 수 있는 행동을 의미하고, 이는 형사상의 ‘범죄’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또한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불법행위를 한 당사자가 그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사실 법적 문제에서는 용어가 상당히 중요한데, ‘손해배상’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위법한 행위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위법하지 않은 행동으로도 어떠한 피해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 피해는 ‘손실’이라고 하고 그 피해를 회복시키는 행위는 ‘손실보상’이라고 합니다. 손해와 손실은 다르고, 배상과 보상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가장 주된 원인이 바로 위에 적시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입니다. 물론, 손해배상책임은 불법행위 뿐만 아니라 채무불이행이나 담보책임, 체약상 과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만, 불법행위가 손해배상책임의 주된 발생원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2. 공동불법행위와 상간소송의 구조
그런데 이 불법행위를 한 명이 저지르는 경우도 있지만, 둘 이상이 불법행위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의 손해배상책임은 어떻게 져야 할까요? 이처럼 둘 이상이 불법행위를 저질러 손해를 가하는 경우에, 이를 공동불법행위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세 사람이 한 명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거나, 두 대의 차량이 추돌하여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아버리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우에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공동불법행위자들이 어떻게 져야 하는지가 문제됩니다. 상간소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간소송 역시 본질적으로 공동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소송이기 때문입니다.
상간소송은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 진행하는 소송입니다. 비록 이혼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 배우자와 불륜을 저지른 상간자에 대하여 그 책임을 배상하라는 취지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상간소송에서는 피고 입장에서 불합리하게 느낄 만한 요소도 있습니다. 이미 폐지된 범죄인 간통죄의 경우, 반드시 이혼을 할 것이 처벌의 전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실무상의 흐름을 보면, 이혼을 하지 않으면서 상간자에게만 상간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굳이 법적인 내용을 끌고 오지 않더라도, 부정행위는 원고의 배우자와 함께 저지른 것인데, 그 배우자는 가정에서 평화롭게 지내는 듯 보이고 나만 소송에 연루되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는 듯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일리가 있는 불만입니다. 실제로도 부정행위란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부정행위를 통해서 원고의 권리를 침해하였다면, 그 침해행위는 상간자만 혼자서 저지른 것이 아니라 원고의 배우자와 함께 공동으로 저지른 일일 것입니다. 민법은 틀림없이 제760조에서 공동불법행위자는 연대하여 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상간소송 내에서 그 배우자의 공동책임을 주장하며 일부 면책을 꾀할 수는 없는데, 다름아닌 공동불법행위책임의 본질 때문입니다.
법률은 공동불법행위책임에서 피해자가 공동불법행위자 각자에게 그 분담 비율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하지 않고, 그 어느 한 명에 대해서도 공동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전체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혼을 하지 않고도 불륜관계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상간자에게만 상간소송을 제기하여 물을 수 있는 것입니다. 공동불법행위자는 자신의 책임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청구의 일부를 배척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그 전체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지게 됩니다.
3. 상간소송 이후 구상권과 구상금 청구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상간소송에서 전액을 배상하게 된 상간자가 그 책임을 본인만 떠안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원고는 틀림없이 피고와 자신의 배우자가 함께 저지른 불륜으로 인해 입게 된 피해의 전체에 대하여 상간자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지, 상간자의 책임에 한정하여 상간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간혹, 이렇게 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주류는 아닙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상간소송 피고가 판결 이후 그 배우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상간소송으로 판결을 받고 그 판결금을 원고에게 지급한 이후에, 상간소송 피고는 원고의 배우자에게 자신의 부담분을 초과하여 그 대신 배상한 부분에 대하여 구상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원래 법률적으로는 함께 부담하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는 손해배상금을 나 혼자 독박을 썼으니, 원래 당신이 부담해야 할 부분을 나에게 돌려달라는 취지입니다. 간혹 상대방이 이혼을 하게 되면 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다소 복잡한 문제이기는 하나 원칙적으로는 당연히 가능하고, ‘함께 배상해야 할 금액을 혼자 물어줬기 때문에 상대방의 부담부분을 지급하라고 할 수 있다’는 취지에 맞게 생각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구상금의 비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결금액 및 소송비용 등 최종 지급 금액의 50%가 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상대방의 책임부분이 훨씬 크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60~70%의 지급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만, 부정행위의 특성상 추상적인 공동책임이라는 것 외에 부담부분을 달리 정할 만한 사정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대개의 사안은 50%를 돌려받는 것으로 사건이 종결되게 됩니다. 또한, 구상금은 반드시 판결 이후에 판결금을 지급하고 난 뒤에 받을 수 있을 뿐이고, 판결금 지급 이전 또는 판결 이전에는 구상권 행사의 근거가 없다는 점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